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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프라도 미술관-벨라스케스의 '시녀들' (Las Meninas)

by ✿( ღ'◡'ღ )✿ 2022. 6. 18.

# 프라도 미술관 방문 전 알아두면 좋은 미술 상식! 1탄

-프라도 미술관을 방문하지 않아도 알아두면 좋은 상식-

 

세계 3대 미술관 중의 하나인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프라도 미술관,  전 세계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화가의 이 작품을 보러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유명한 작품이 있습니다.

오늘은 이 작품이 왜 이렇게 유명한지 그리고 그것을 그린 화가는 과연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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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디에고 벨라스케스 (Diego Velázquez) 

이 작품을 그린 화가는 바로 디에고 벨라스케스(1599~1660)입니다. 

벨라스케스는 스페인 토박이 출신으로 어릴 때부터 차근차근 화가로서의 엘리트 코스를 밟아오다 24세, 어린 나이에 궁정 화가가 됩니다.

이후 그에게 많은 영향을 준 또 다른 유명한 화가인 루벤스처럼 평생을 별다른 재정적 어려움 없이 평탄한 삶을 삽니다.

 

#2 벨라스케스와 펠리페 4세(Felipe Ⅳ, 1605~1665)

펠리페 4세도 선대 왕과 같이 예술을 사랑하고 적극적으로 장려합니다.

특히 벨라스케스를 아껴서 당시에 왕의 초상화는 벨라스케스만 유일하게 그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펠리페 4세가 벨라스케스를 아꼈다는 걸 알 수 있는 또 다른 사실은 바로, 천연두로 죽은 자기 아들의 방에 벨라스케스의 작업실을 만들어 준 것입니다.

프라드 미술관에서 벨라스케스의 대표작인 '시녀들' 작품 옆에 남자아이의 초상화가 있는데 바로 17세에 천연두로 사망한 발타사르 카를로스(Baltasar Carlos)입니다. 

죽은 아들의 방을 작업실로 줄 만큼 벨라스케스를 전폭적으로 지지했지만 사실 급료는 당시 궁정 이발사와 동일했다고 합니다. (오늘날의 대통령실 소속 공무원이라고 생각하면 될까요?)

벨라스케스와 펠리페 4세, 그리고 그의 아들 발타사르 카를로스
벨라스케스와 펠리페 4세, 그리고 그의 아들

#3 시녀들(Las Meninas)

펠리페 4세가 벨라스케스에게 내주었던 그 방을 오늘날 우리도 볼 수 있다는 사실!

바로 이 작품 속 공간이 벨라스케스 작업실입니다.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Las Meninas)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Las Meninas), 1656년 제작, 프라도 미술관 소장

그림 속에는 벨라스케스가 있습니다.

어디에 있을까요?

그림 왼쪽에 등장하는 큰 캔버스 뒤에 붓을 들고 있는 사람이 보이는데 이 사람이 바로 벨라스케스 자신입니다.

시녀들 작품 속 벨라스케스
시녀들 작품 속 벨라스케스

벨라스케스가 무엇을 그리고 있었는지 상상이 되십니까? 이 작품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과연 작품의 제목처럼 공주를 돕고 있는 시녀들이 주인공일까요?

이 작품에 관한 많은 추측과 해석들이 있는데 지금부터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해석 1) 벨라스케스가 그리고 있는 것은 공주이다?

마르가리타 공주
마르가리타 공주

그림 속 가운데 어린 여자 아이는 바로 마르가리타 공주입니다. 이 작품은 마르가리타 공주가 5살 때 그려졌는데 그림에서 공주는 오른쪽 창문에서 햇빛이 들어오면서 다른 인물과 대조적으로 환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빛으로 부각이 되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벨라스케스가 공주를 그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벨라스케스와 공주의 위치를 살펴보면 말이 안 됨을 알 수 있습니다. 벨라스케스가 공주의 뒤편에 서 있으므로 이 작품이 공주를 그렸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음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다 우리가 보는 위치에 즉, 공주의 맞은편에 거울이 설치되어 있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래 그림처럼 말이죠.

거울에 비친 마르게르타 공주를 바라보는 벨라스케스
추측: 거울에 비친 마르게르타 공주를 바라보는 벨라스케스

벨라스케스는 마르가리타의 초상화를 많이 그렸는데요. 대부분은 얼굴 방향이 왼쪽을 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보기 드물게 오른쪽을 향하고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거울에 비친 마르가리타 공주를 그린 것이 아닐까?'하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해석 2) 벨라스케스는 왕과 왕비를 그렸다?

시녀들 작품 속에서 왕과 왕비의 모습을 찾으셨나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마리아나 왕비와 펠리페 4세
시녀들 작품 속 마리아나 왕비와 펠리페 4세의 모습

또 다른 해석은 벨라스케스가 사실은 왕과 왕비를 그리고 있었는데 어린 공주가 뛰어 들어왔습니다. 작업을 방해할까 봐 걱정이 된 시녀들이 안절부절못하며 다른 곳으로 가자고 공주를 달래고 광대와 강아지로 공주의 관심을 끌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건을 벨라스케스가 기억을 했다가 왕과 왕비의 시점(우리가 작품을 바라보는 방향)에서 공주의 모습을 그림으로 남겼고 왕에게 이런 사랑스러운 순간을 기억할 수 있도록 벨라스케스가 선물을 했다는 것입니다. 

 

해석 3) 벨라스케스는 자화상을 그리고 있었다?

벨라스케스가 이 작품을 그릴 당시에는 왕과 왕비의 초상화를 함께 그리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왕의 초상화는 상반신만이 아닌 전신을 그리는 것이 관례라고 합니다.

이런 사실을 미루어 보아 나온 또 다른 해석은 '사실 벨라스케스가 자화상을 자신의 작업실에서 그리고 있었는데 왕과 왕비, 공주가 갑자기 놀러 왔고 이 장면을 그린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밖에도 이 작품에 대해서는 정말 다양한 해석과 여러 가지 추측들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괄적인 결론이 아닌 다양함을 추구하고 감상하는 사람에게 각자의 결말을 가지도록 함으로써 더욱 미스터리하고 흥미진진한 작품. 이것이 아직까지도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고 인정받는 비결이 아닌가 싶습니다. 

 

# 작품의 우수성 살펴보기

이 작품이 세계의 미술 평론가들에게 우수하다고 인정받은 대표적인 요인에는,

첫 번째, 공간의 확장

 

시녀들 작품 천장공간 비교
시녀들 작품 천장공간 비교

공간을 어떻게 넓게 보이게 했는지 단편적으로 설명드리기 위해 비교해 보았습니다. 오른쪽과 왼쪽 중 어느 것이 더 넓어 보입니까?

벨라스케스는 인물들 윗 공간(벽과 천장)을 전체 그림의 반을 차지하도록 그림으로써 인물들이 있는 방이 훨씬 넓어 보이도록 공간을 확장하였습니다.

 

이번에는 아래 두 그림에서 다른 부분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시녀들 작품 속 문의 존재로 공간 확장효과 비교
시녀들 작품 속 문의 존재로 공간 확장효과 비교

오른쪽 작품을 볼 때 공간이 더 넓어 보이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요? 그것은 바로 문의 존재와 그 사이로 들어오는 빛, 그리고 남자가 하려는 행동과 계단으로 인한 효과일 것입니다.

남자가 빛이 들어오고 있는 문 너머 계단을 올라가려는 듯한 행동이 우리로 하여금 뒤에 더 공간이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지요. 

단순한 것 같지만 너무 멋지지 않나요?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작품이 우수하다고 인정받는 이유 중 두 번째로는

새로운 기법 사용 alla prima(알라 프리마)

사실 <시녀들> 이 작품은 가로가 2.8m, 세로 3.2m로 생각보다 사이즈가 큽니다. 따라서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작품에서 열 발자국쯤 떨어진 곳에서도 감상하고 또 가까이 가서도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먼저 멀리서 전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가운데 있는 마르가리타 공주의 머리카락과 오른쪽 아래의 개의 털을 살펴보시면 어떤 느낌이 드십니까?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전체 감상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공주의 금발 머리카락과 개의 털을 한 올씩 빛나고 윤기 나게 그린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번에는 그림에 가까이 다가가 보겠습니다.

시녀들 작품 속 알라 프리마 기법
시녀들 작품 속 알라 프리마 기법

어떻게 보이시나요? 한올 한 올 세밀하게 그린 것처럼 보이시나요?

사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붓으로 대충 문질러 표현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벨라스케스는 세밀한 작업을 통해서가 아니라 밑그림을 그리지 않고 단번에 그리는 방법으로 이 작품을 완성하였습니다. 이것은 혁신적이었는데요. 왜냐하면 당시에는 오랜 시간에 걸쳐 한 올 한 올 새기듯이 그리는 것이 트렌드였기 때문입니다.

후대의 화가들은 벨라스케스의 이런 방법에 '알라 프리마(alla prima)'라는 명칭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이 기법은 200년 후 등장한 인상주의 화가에게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  에필로그...

어떠신가요? 

벨라스케의 시녀들, 하나하나 살펴보니 더욱 재미있고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십니까?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우리가 지금껏 살펴본 것이 끝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이 작품 속에는 벨라스케스가 의미심장하게 그려 넣은 또 다른 장치들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숨어 있습니다.

<시녀들> 속에 숨겨진 장치와 이야기들!

다음번에 찾아뵙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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