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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박 유럽 여행-*/스페인-*

[🚗차박 유럽여행 3] 살바도르 달리를 찾아서, 까다케스(Cadaqués)

by ✿( ღ'◡'ღ )✿ 2022. 8. 12.

#1 까다케스(Cadaqués) 가는 길

 

달리 극장-박물관을 보고 난 후 서둘러 까다케스

(Cadaques)로 향합니다. 피게레스에서 목적지

까지는 약 41km로 차로는 1시간 정도 걸리는데

아주 크고 높은 산을 넘어서 가기 때문에 길이

상당히 좁고 꼬불꼬불합니다.

 

마주오는 차량도 조심해야 되고, 옆으로 멋지게

펼쳐진 낭떠러지도 조심해야 돼서 신경 쓸 부분이

많지만 점점 올라갈수록 보이는 풍경은 최고!

 

#2 달리가 사랑한 도시, 까다케스

 

며칠 전, 지인분께서 까다케스는 달리의 생가가

있는 곳인데 개인적으로는 달리 극장-박물관보다

더 추천을 해주고 싶다고 하셔서 까다케스를 방문

해 보기로 한 것입니다. 가보니 많은 관광객이

찾는 아름다운 항구 도시였습니다.

왜 추천을 해주셨는지 금방 수긍이 되더군요. 😊

 

유럽 사람들은 햇빛과 바다를 무척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작은 해안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붐빔이 짜증스

럽기 보다는 가족과 함께하는 즐거운 모습에

덩달아 마음이 밝아집니다. 

 

달리의 집으로 가는 골목길로 접어들기 전,

공터에 주차를 합니다. 주차 공간이 아주 자연

스럽습니다. 표지판은 주차장 🅿 표시뿐!

주차선도 없는 흙바닥으로 된 공터에 나름의 질서

를 가지고 빼곡하게 주차가 되어 있는 것을 볼 때

웃음이 절로 납니다. 

 

이 내추럴한 주차장에서 잠시 후 깜짝 놀랄 일이

일어집니다. Oh My God! 세상에나! 😲 


골목길 바닥과 옆 건물의 벽이 조화를 이루어

무척 사랑스럽습니다. 사진 한 장, 찰칵!

 

▲예쁜 골목길

 

골목길을 따라 조금 가다 보니 갑자기 해안가와

예쁜 배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달리의 

생가는 바로 해안가에 접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지인분이 저희에게 이 장소를 추천했을 때

예약을 미리 해야 된다고 했는데 그만 깜빡하고

있다가 어제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이미 예약이

다 차 있었습니다.

'어떡하지?' 하며 살펴보던 그때, 희망의 문구! 

"ONLY TICKETS NOT SOLD ONLINE COULD

BE PURCHASED AT THE TICKET OFFICE"

(온라인으로 판매되지 않은 티켓만 매표소에서

구입할 수도 있다)

오늘 저희는 오로지 이 문구에 희망을 걸고

방문을 한 것이지요. 

 

티켓 창구에 가서 예약을 하지 않았는데 보고

싶다고 하니 몇 사람이냐고 묻습니다.

두 사람이라고 하니 조금 있다 5시 10분에 다시

오면 취소된 팀이 있는지 알아보고 알려주겠다

해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려 봅니다.

 

시간이 되어 가니 5시 45분에 입장하는 티켓이

있다고 하여 구입합니다. 사실 오늘 밤 이탈리아

가는 배를 타러 바르셀로나항에 도착하려면

시간이 빠듯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그냥 갈 수는

없지 않습니까? 서둘러 보기로 의논하고 시간이

될 때까지 기다립니다.

 

혹시 까다케스를 방문하실 계획이시라면 꼭 예약

하시길 바랍니다. 인원이 너무 많을 경우 애써서

갔지만 못 보고 돌아올 수도 있으니 말이죠. 

공식 예약 홈페이지 알려드려요.  

https://www.salvador-dali.org/en/services/tickets/IIN/

 

Ticket purchase and booking | Fundació Gala - Salvador Dalí

VISIT THE DALÍ MUSEUM BY NIGHT AND LIVE A UNIQUE EXPERIENCE

www.salvador-dali.org

 

예약 홈페이지 들어가셔서 오른쪽 위, 동그라미 표시된 부분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예약 홈페이지 들어가셔서 오른쪽 위, 동그라미 표시된 부분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어렵게 구한 티켓과 함께 달리 집 앞에서 찰칵!
▲어렵게 구한 티켓과 함께 달리 집 앞에서 찰칵!

 

기다리는 동안 동네를 살펴보는데 건물 맞은편

집이 색감과 조화가 너무 예쁩니다. 

 

▲까다케스 예쁜 집
▲까다케스 예쁜 집

 

해안가에는 오늘 저녁 공연을 위해 무대가 마련

되어 있고, 장난감처럼 귀엽고 예쁜 배들, 해수욕

즐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달리의 집 앞 기념품 가게
▲달리의 집 앞 기념품 가게

 

강아지와 함께 온 가족은 바닷물로 들어가서 

강아지를 놓아주는데, 와! 강아지가 수영을 너무

잘합니다. 개헤엄의 정수를 보여주네요.

가족들이 걱정되는 마음에 어느 정도 있다 잡아

주려고 하니 강아지가 거부를 하고 멀리까지

헤엄쳐 가버립니다. 하하! 😆

 

개헤엄의 정수를 보여주는 강아지
▲개헤엄의 정수를 보여주는 강아지

 

해안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섬이 있어서 자연

방파제 역할을 하여 해안의 파도가 잔잔합니다. 

이런 평화롭고 다양한 풍경을 보고 달리는 영감을

얻었을까요? 

 

#3 Casa-Museo Salvador Dalí

달리의 집, 박물관

 

까다케스의 Portlligat에 위치한 이곳은

1930년부터 달리의 유일한 고정적인 거처였고,

그의 아내 Gala가 사망한 후 Púbol 성에서 거주

하기 시작한 1982년까지 생활하며 작업했던

이라고 합니다. 

 

▒ 달리의 집, 박물관 역사

1930년,

달리는 자신의 보금자리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까다케스, Portlligat에 자리를 잡습니다

이곳은 원래 오두막을 판 어부의 아들들이 낚시

도구를 보관했던 장소였는데 지붕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달리는 오두막을 구입 후 공간을 개조하였고,

인근 오두막들을 구입하여 필요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확장과 개조를 계속해서 해나갑니다.

1971년, 현재 건물에 있는 수영장 완공을 끝으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는데요. 1930년부터 

41년간 자신만의 공간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예술적 혼을 불어넣은 그가 참 대단하면서도

집착의 끝판왕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더 자세한 역사는 Casa-Museu Salvador Dalí

공식 홈페이지-history 부분을 참조해주세요. 

 

▒ 달리의 집, 내부 살펴보기

 

달리의 집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달리 부부의 사생활이 있었던 부분
  2. 그의 예술 활동과 관련된 물건이 있는 공간
  3. 공공 생활을 위해 설계된 야외 공간

 

실내로 들어서는 순간 화려한 치장을 한 북극곰이

우리를 맞이합니다. 이 곰은 초현실주의 운동을

후원한 웨드워드 제임스가 준 선물입니다.

이 방에는 달리가 작품에 많이 활용하는 모티브인

입술 모양의 소파도 놓여있습니다.

 

▲달리의 집 내부, 첫 공간

 

이 집은 구불구불한 계단과 작은 방으로 이루어져

있어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이동을 하게 됩니다.

곰이 있는 현관 입구 공간을 지나 왼쪽으로 가면

벽난로가 있는 공간이 나오고 조금 더 안쪽으로는

책장과 책이 가득한 서재가 나옵니다.

책장 위에는 백조 3마리가 있는데요.  달리의

작품에서는 종종 백조가 등장합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Swans Reflecting Elephants

(코끼리를 반영하는 백조)'가 있습니다. 

 

달리의 집, 서재(백조 머리 있는데 사진에서 잘린거에요.)
▲달리의 집, 서재(백조 머리 있는데 사진에서 잘린거에요. 😅)

 

달리 부부가 사용하였던 침실과 거실이 있는데

복층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가장 아래쪽에 

손님맞이 테이블이 있는 곳, 계단을 통해 올라

오면 거실과 침실을 잇는 공간, 또 계단을 올라

가면 침실이 나옵니다.

 

여기서 재미있었던 부분은 거실 벽면에 창문을

향해 비스듬히 달려있는 거울이었습니다. 

까다케스는 스페인의 동쪽에 위치하고 이 집에서

달리의 침실의 창문도 동쪽으로 나 있습니다. 

 

거실에 달린 거울과 달리의 침실 방향
▲거실에 달린 거울과 달리의 침실 방향

 

달리는 해가 뜰 때 자신이 누운 위치에서 거울을

통해 반사되는 해를 봄으로써 자신이 가장 빨리

해가 뜨는 것을 보는 사람이고자 했다 합니다.  

 

반사각을 활용하여 동쪽에서 뜨는 해를 거울에 반사해서 침실에서 봤던 살바도르 달리
▲반사각을 활용하여 동쪽에서 뜨는 해를 거울에 반사해서 침실에서 봤던 살바도르 달리

 

화장실과 부엌을 통과하여 대망의 달리 작업실에

도착합니다. 작업실에는 2개의 그림이 있는데요.

달리가 미처 완성하지 못한 작품이라 그대로 남아

있다고 합니다. 

 

살바도르 달리의 작업 공간과 미완성 작품
▲살바도르 달리의 작업 공간과 미완성 작품

 

아주 큰 대형 캔버스에 작업을 하기 위한 장치도 

있었고 녹음기도 보였습니다. 왠 녹음기인지

가이드분께 여쭤보니 달리는 자신의 목소리를

굉장히 사랑하는 사람이라 수시로 녹음을

했다고 하네요.  그밖에도 달리의 작업 흔적을

볼 수 있는 도구들이 있습니다. 

 

달리는 상업적으로 성공한 화가였습니다. 

살아생전 유명세를 충분히 누렸고, 유명 인사

들과의 만남도 많았습니다. 그중에는 달리의

화풍에 많은 영향을 준 피카소와의 만남, 당대의

여러 유명 배우 와의 작업(잉그리드 버그만 등)등

자신의 유명세를 뒷받침할 만한 사진들을 빼곡히

붙여둔 방도 있습니다. 

 

유명한 사람과 함께한 달리, 피카소와도 함께 사진을 찍은 적이 있음
▲유명한 사람과 함께한 달리, 피카소와도 함께 사진을 찍은 적이 있음

 

이 사진의 방을 지나 좁은 통로를 들어서면

'타원의 방'이 나옵니다. 타원의 방은 갈라를 위해

만든 것으로 1957년 아카풀코의 나이트클럽을

위해 만든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반구형 형태의 

방입니다. 방에서 소리를 내면 잘 울린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살바도르 달리의 여인인 갈라를 위한 방, 타원의 방(oval room)
▲살바도르 달리의 여인인 갈라를 위한 방, 타원의 방(oval room)

 

▒ 달리의 집, 외부 살펴보기

이제 내부를 다 보고 외부를 볼 차례.

이때부터는 가이드 안내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달리가 이 집을 얼마나

공들여 구성하였는지 만나는 요소마다 느끼게

만듭니다.

벽에 마치 기다란 액자처럼 난 구멍을 통해서는

바로 앞바다의 풍경이 그림처럼 담깁니다.

 

액자같이 뚫어놓은 벽을 통해 보이는 바닷가 풍경
▲액자같이 뚫어놓은 벽을 통해 보이는 바닷가 풍경

 

달걀 모양을 무척 사랑한 달리는 집에도 달걀을 

설치해 두었습니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께서 

깨진 달걀 안에 들어가서 상반신을 내밀고 사진

촬영하는 모습이 너무 순수하여 보기 좋습니다. 

 

외부도 상당히 넓습니다. 표시가 없으면 어디가

출구인지 찾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 같습니다.

사실 저희는 표시가 있는데도 출구 찾기가

어려웠거든요. 😅

수영장과 달리의 사랑, 입술 모양의 의자도 보고 

독특한 동상도 보며 달리의 집을 나옵니다. 

 

달리 특징이 드러나는 외부 뜰 모습
▲달리 특징이 드러나는 외부 뜰 모습(입술 의자가 마치 맥주를 마시는 듯한 모습이 연상됨)

 

해 질 녘, 붉은 하늘과 함께 공연을 하기 위해 준비

하는 연주가가 보입니다. 바닷가 소리와 냄새,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과 연주가 잘 어울립니다.

 

▲공연을 준비하는 연주가들

 

#4 주차장 에피소드 👀;;;;;;

바르셀로나로 이제 빨리 달려가야 할 때!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저녁을 서둘러

먹으려고 준비합니다. 차 트렁크 문을 열고 음식

준비하는데 갑자기 오빠의 다급한 목소리!

"멧돼지가 왔어!!!!!!!!!!!!!"

엥? 뒤를 돌아보니 멧돼지가 지나갑니다. 크기는

크지 않지만 순간 멍 해집니다. 그러다 멧돼지는 

피하는 게 상책이라는 게 생각나 급히 차 뒤쪽에

타고 문을 닫습니다. 오빠에게도 얼른 타라고

말합니다. 오빠도 탔는데 아뿔싸! 트렁크 문을

닫지 않았습니다. 오빠가 대표로 나가서 문을 닫고 옵니다. 

 

조마조마하며 문을 닫고 지켜보니 멧돼지 가족이

산책을 나온 모양입니다. 뿔은 없고 덩치가 크지 

않은 귀여운 멧돼지 가족입니다.

하지만 공격성 정도를 알 수 없는 터라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 자리를 옮겨 저녁을

먹습니다. 음식 냄새를 맡고 또 올까 봐 살피면서

급히 먹고 출발하여 마을을 나서는데, 아까 그

멧돼지 가족이 이제는 마을을 유유히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멧돼지와의 재회
▲멧돼지와의 재회

 

주차장이 너무 자연적이더니 멧돼지도 만나게

하네요. 오빠는 저에게 혼자 살겠다고 차에

올라타서 문 닫으라고 했다고 지금도 투덜거립니다. 🙄

 

이래저래 잊지 못할 까다케스입니다.

 

 

저는 피게레스 박물관을 먼저 방문한 후

까다케스를 가보시라고 추천해 드립니다.

그러면 달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제 사견이니 참고만 해주세요.  😉

 


자, 이제 드디어 바르셀로나항에서 이탈리아로

항해를 하러 갑니다. 다음 편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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