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전설적 영웅-El Cid (엘 시드)의 모든 것(부르고스, Burgos)

#1 중세 스페인 명장, 엘 시드

우리나라 사람에게 장군, 영웅을 떠올려 보라고

한다면 이순신 장군을 떠올리듯

스페인 사람에게 전설적인 명장, 영웅이라 하면

엘 시드를 말할 것입니다.

 

엘 시드를 소재로 한 영화가 제작되었고,

아이를 위한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졌다는 사실만

봐도 얼마나 중요한 인물인지 상상이 되시죠?

 

오늘은 이 중세 시대의 영웅적인 인물,  

엘 시드(El Cid)가 누구이며, 어떤 업적이 있는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엘 시드는 누구인가?

엘 시드는 사실 본명이 아니라 별칭 같은 건데요.

'시드(cid)'가 아라비아 인의 '군주'에 대한

호칭이라 합니다.

 

엘 시드의 본명은

로드리고 디아스 비바르

(Rodrigo Días de Vivar). 

 

1) 생년월일과 태어난 곳

로드리고가 태어난 일자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존재하지 않으나 1045~1049년 사이가

가장 유력합니다.

부르고스에서 1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vivar

(오늘날의 Vivar del Cid)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엘 시드가 태어난 동네, Vivar del Cid

 

2) 두각을 나타내는 엘 시드(로드리고)

로드리고는 왕의 맏아들인 산초의 측근이었어요.

자신을 기사로 삼은 산초 왕과 함께 1063년,

첫 전투인 그라우스 전투에서 함께 출정합니다.

 

이후 1065년 페르난도 1세가 사망하면서 왕국을

자녀들에게 나누어 주는데, 산초에게는 왕국의

더 큰 부분인 카스티야를, 알폰소에게는

갈리시아의 레온과 가르시아를 주었습니다.  

 

왕국을 고르게 나눠주지 않으면서 세력의 균형이 

불안정해지고 갈등이 결국 전쟁으로 이어집니다.

 

1068년, 산초와 알폰소는 Llantada 전투에서

대치를 하였고 1071년 분할된 갈리시아를

통치하지만 1072년 다시 전투가 벌어지며

산초는 알폰소를 물리치고 함락시킵니다. 

그리고 알폰소의 왕국을 인수하며

그를 포로로 삼습니다. 

 

당시 23세 정도인 로드리고는 이 대결에서

용감한 기사로 두각을 나타냈으며

산초의 중위 또는 기수가 됩니다.

이 시기에 또 다른 별칭이 생긴 걸로 추정되는데

기독교인들과 이슬람교도들에게 'El Cid

Campeador(싸우는 자)'라고 불렸을 거랍니다. 

 

3) 위기에 봉착한 로드리고

알폰소의 패배 이후,

산초는 영토를 재통일 하였지만

같은 해 1072년 말, 레온의 귀족 집단이

자모라에서 반란을 일으킵니다.

산초는 자모라를 포위했고 로드리고도 열심히

싸우지만 왕은 음모로 인해 결국 예상치 못하게 죽고 맙니다. 

 

4) 알폰소를 섬기는 로드리고

산초의 죽음은 추방당했던 그의 형제 알폰소가

다시 돌아와 왕위에 앉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무슨 생각이었을까요?

산초와 가까웠던 로드리고는 그가 죽고 알폰소가

톨레도에서 돌아오자 알폰소에게 Santa Gadea

교회에서 그의 형제 산초의 죽음과 아무 관련이

없음을 맹세하도록 함으로써 알폰소가 정당하게

왕위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5)  왕의 신임을 얻은 로드리고

알폰소 왕은 로드리고를 그의 친척 중 한 명과

결혼하게 하였습니다. 왕의 친척과 결혼을 하게

할 정도면 그가 궁정에서 어떤 위치에 있었는지

짐작이 되실 겁니다. 

왕의 신임을 얻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다른 예로는 알폰소 왕이 알무타미드 왕에게

빚진 귀족을 모으기 위해 세비야로 파견한

사절단의 우두머리로 로드리고를 임명한 사실

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6) 첫 번째 망명

이렇게 승승장구 잘 나가던 로드리고에게도

어려움이 옵니다. 여러 왕국과 귀족들 사이의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에 결국 알폰소 왕은

로드리고를 추방할 것을 결정 내렸습니다.

 

7) 새로운 영주를 찾아 떠난 로드리고

추방당한 로드리고는 자신이 섬길 수 있는 새로운

영주를 찾아서 먼저 바르셀로나로 갔지만 그곳의

왕은 그를 받아들이는 것을 마뜩잖아합니다.

그리하여 로드리고는 사라고사(Zaragoza)에서

가서 왕을 섬기기로 결정하고 여러 전투에 나가

공을 세웁니다.

 

8) 알폰소 왕과의 화해

1085년, 사라고사의 왕 Almutamán이 죽고

그의 아들 Almustain이 그의 뒤를 이었습니다.

1086년, 톨레도를 정복한 알폰소 왕이

사라고사를 차지하기로 결심하고 포위를 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모로코의 황제가 기독교의 진격에 맞서 

안달루시아 왕들을 도울 준비를 하고 상륙하는 

바람에 카스티야의 왕, 알폰소는 다시 톨레도로

향해야 했습니다. 

로드리고가 알폰소 왕의 호의를 되찾고 고국으로

돌아온 것은 이 무렵이라고 하는데요. 사라고사

포위 중에 화해했는지 그 후인지 알 수는 없지만

여러 요새를 로드리고에 위임했다는 점으로 보아

화해한 것으로 보입니다.

  

9) 두 번째 망명

알폰소 왕이 요새를 통제하는 동안 그의 군대,

카스티야 군대가 지속적으로 공격을 합니다. 

이 상황에서 그 주변의 왕들이 모로코의 황제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되고 요새 상황이 어려워지자

알폰소 왕은 로드리고의 도움을 받기 위해

카스티야에서 오는 군대에 합류하라고 지시를

합니다.

로드리고는 남쪽으로 진군하여 알레도 지역에

접근했지만 약속대로 카스티야 군을 만나지는

못합니다.

 

당시에는 휴대폰이 없기 때문에

소통이 잘 안 되었던 걸까요?

아니면 로드리고의 고의적인 불복종일까요?

 

어쨌든 알폰소 왕은 로드리고의 행동을 일종의

반역이라 여겼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망명과 

재산 몰수까지 선고를 했으니 말이죠.

 

10) 독자적 행보

이 순간보다 로드리고는 독자적인 리더로 자신의

이익을 따라 행동하기로 결정합니다.

 

11) 발렌시아 정복

로드리고는 Levante로 가서 한 첫 번째 일은

1092년 11월에 Cebolla 성(오늘날의 El Puig,

Vlencia 근처)을 포위하였고 결국 발렌시아는

1094년 6월 15일 항복을 하고 맙니다. 

 

카스티야의 지도자는 로드리고를

'Príncipe Rodrigo el Campeador'라고 칭하며

'El Cid'라고 부르게 됩니다.

 

엘 시드 고향에서 만난 엘 시드와 관련된 옛 고전 구절

 

이후 발렌시아의 크고 작은 전투를 계속 있었고

엘 시드의 활약이 큽니다.

 

12) 엘 시드의 마지막

1099년 5월,

로드리고는 55세가 안되었을 나이에

발렌시아에서 자연사를 하였고, 그의 아내의

죽음 이후 함께 현재는 부르고스 대성당에 안장되었습니다. 

 

#3 엘 시드 소재로 한 작품

엘 시드의 삶이 흥미진진했던 것만큼 

그의 삶을 소재로 작품이 많이 만들어졌는데요.

대표적인 것으로는 영화 'El Cid'가 있습니다. 

1961년도에 제작된 이 영화는 유명한 배우인

찰톤 헤스톤과 소피아 로렌이 주연이에요.

 

프랑스의 극작가의 손에서는 엘 시드를 소재로 한

희곡 작품이 쓰여지고, 오페라도 만들어집니다.

최근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도 만들어졌어요.

 

엘 시드를 소재로 한 여러 장르의 작품들

 

#4 엘 시드에 대한 평가

이번 포스팅을 하려고 자료 조사를 해보니

엘 시드에 관한 평가가 엇갈리는 경우도 있어요.

"영웅이다 Vs. 자신이 이익을 따라 산 사람이다."

어떤 평가가 좋을지는 여러분들도 여러 자료를 

검토해보시면서 자신만의 결론을 내려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5 엘 시드 흔적 찾기-부르고스

엘 시드에 관한 자료와 발자취를 따라 가볼 수

있도록 책자가 있습니다.

부르고스 대성당 근처에 위치한 관광안내소를 

찾아가셔서 '엘 시드'를 알고 싶다고 하면 아래와

같은 책자를 줍니다. 

주요 건축물과 장소에 대한 설명과 지도가 있으니

부르고스에 가시면 꼭 들러서 챙겨보세요. 

 

부르고스 관광안내소에서 받은 엘 시드 안내책자

 

엘 시드의 자취를 따라 갈 수 있는 지도

 

 

2022.07.20 -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부르고스 대성당(Burgos Catedral), 엘 시드(El Cid)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부르고스 대성당(Burgos Catedral), 엘 시드(El Cid)